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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소유

날짜
2006.11.27
조회수
151
이다영
  • 분류 : 김재헌교수님
간만에 여유가 있는 책을 읽으니.. 음... 기분이 가벼워진다.

´산에는 꽃이 피네.´를 처음 들었을 때가 생각난다. 처음의 몇장을 읽었을때 ˝요즘 세상에 이런 식으로 살려면 다 중되라는 소리 아냐??˝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집안이 기독교 집안인 탓에 스님이 쓴 책을 읽었으니 나의 종교적 고정관념이 있어서 일지도 모른다.

아니 요즘같은 세상에 하나라도 더 못가져서 안달인데 무슨 무소유니 집착이니 침묵이니... 참 어이가 없었다.

머 이렇게 마음 넓게 여유있게 살려면 중이라도 되라는 소리인가??

그런데 후반부로 갈수록 그 사람은 나같은 사람을 위해 친절하게도 알려준다. 세상에 그러면 다 중밖에 더 있겠냐?? 너의 현실속에서 남에게 빛이 되라. 아니 빛이 되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정진한 너의 삶은 이미 다른 이에게 빛이 되어 있다.

그런데 읽을수록 나의 삶이 비추어졌다. 나는 오늘도 조금이라도 더 갖기 위해 조바심내고 남을 힘들게 하지는 않았는가... 나는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을 위해 정작 소중한 나의 마음과 시간을 버리지는 않았는가...나는 정장 진실을 묻고 공상어린 수식어만 내뱉지는 않았는가...

이 책을 읽으면서도 전공서척을 읽듯이 밑줄을 그으며 읽었다. 그래서 몇개 간추려 보며 다시 마음으로 되셔겨 본다.

˝서울에 나룻배가 있던 시절, 그 나룻배는 적재량이 다 차야 움직인다 아무리 바빠서 발을 동동 구른댔자 시간 부재의 배는 떠나지 않는다. 처음으로 그 나루를 이용하기 시작한 사람들은 억울하고 안타까운 일을 많이 당하게 된다. 조금 늦을때마다 ´너무 일찍 나왔군´ 하고 스스로 달래는 것이다. 다음 배편이 내 차례인데 미리 나왔다고 생각하면 마음에 여유가 생긴다. 시간을 빼앗긴 데다 마음까지 빼앗긴다면 손해가 너무 많다.˝ 나는 나 스스로의 착각을 빠져 살고 있는 것은 아닌가? 세상의 중심을 너무 나에게 마추려고 하지는 않았는가 하는 것이다.

스님이 도둑을 맞아 아무도 욕심내지 않을 허름한 것으로 구해야겠다고 작정, 청계천에 있는 어떤 시계가게로 들어갔다. 그런데 그 가계에 잃어버린 시계가 있었다. 스님은 자기 눈을 외면하는 사내에게 돈 천원을 건네 주고 시계를 다시 산다. ˝내가 무슨 자선가라고 그를 용서하고 말고 할 것인가. 따지고 보면 어슷비슷한 허물을 지니고 살아가는 인간의 처지인데 . 뜻밖에 다시 만난 시계와의 인연이 우선 고마웠고, 내 마음을 내가 돌이켰을 뿐이다.˝ 그리고 그 다음 구절에 이런 구절이 있다. ˝용서란 타인에게 베푸는 자비심이라기보다, 흐트러지려는 나를 나 자신이 거두어들이는 일이 아닐까 싶었다.˝

스님은 침묵을 많이 강조하고 있다. ˝침묵을 배경 삼지 않는 말은 소음이나 다를게 없다. 침묵의 조명을 통해서 당당한 말을 하기 위해서다. 마땅히 입 벌려 말을 해야 할 경우에도 침묵만을 고수하려는 사람들이 있다. 그것은 미덕이 아니라 비겁한 회피다.˝ 나는 오늘도 쓸데없는 수식어가 붙은 소음을 얼마나많이 내 뱉은 것일까...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크게 느낀 부분은 바로 자기 자신을 바라보라는 것이다. 자기 자신을 정말 맑게 한다면 세상이 조금은 더 밝아 보이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