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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의 책(갈매기의꿈)

날짜
2006.10.30
조회수
173
공영민
  • 분류 : 김재헌교수님

책의 분량이, 중간중간에 들어간 갈매기 사진 때문에 아주 적었고, 내용도 별로 어렵지 않았다. 갈매기 사진은 처음에 책을 읽는데 방해가 된다고 생각했지만 아니었다. 이 책은 글과 사진이 조화가 될 때, 비로소 완전한 '갈매기의 꿈'을 이룬다. 저자가 나타내려고 하는 무한한 자유, 그것은 일차적으로 글로써 표현되지만, 갈매기가 하늘을 날아가는 모습에서 본질적으로 그 자유를 느낄 수 있다. 내용을 보면, 이 책의 주인공은 날고 싶어하는 갈매기, 조나단 리빙스턴이고, 그가 나는 연습을 계속해서 초현실적 존재까지 도달한다는, 어쩌면 동화 같은 내용이다. 그러나 이 속에는 진정한 자유의 의미,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이상의 추구와 같이 쉽지만은 않은 내용이 담겨져 있다.
조나단은 날기 좋아하는 갈매기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멋지게 날기'를 꿈꾸는 갈매기이다. 다른 갈매기들은 단지 하루 먹는 문제를 더 중요시한 것에 비해, 그는 갈매기로서 한 단계 높은 이상을 추구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은 사회의 관습에 저항하는 것이었다. 시대를 앞서간다는 것, 선각자의 길은 참으로 여렵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 저항과, 자신의 한계에 부딪힌 절망 속에서 포기하려는 생각을 가져 보았지만, 그것들을 떨쳐버린 조나단은 새로운 것을 깨닫고 자신의 꿈을 향해 한 걸음 더 다가간다. 고진 감래의 교훈이라고 할까.
자신보다 뛰어난 자를 시기하는 것, 한 차원 높은 이상을 가진 자를 경계하는 것은 인간이나 갈매기나 마찬가지인가? 조나단은 갈매기의 무리에서 쫓겨난다. 그것은 그에게 있어서 사고의 한계를 벗어날 수 있는 기회였다. 그렇게 무리에서 떨어져 홀로 비행 연습을 하던 그는 누군가에게 이끌려 새로운 세계에 오게된다. 조나단과 같은 갈매기들이 모여 있는 곳, 그는 이곳을 천국이라고 생각했지만, 곧 그 생각이 틀렸음을 알게 된다. 조나단이 이곳에서 깨닫는 것들은 우리들 또한 깨달아야 할 것들이다. 치앙이 조나단에게 한 이야기들, 그것은
저자가 우리 독자들에게 직접적으로 이야기하고 싶은 점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조나단은 갈매기의 사회에서 군계일학의 존재였다. 그러한 존재가 되기 위해서, 인생에서 목표했던 바를 소홀히 한 채, 그저 순간순간을 위해 살아가서는 안 되며, 삶에서 먹는 것, 싸우는 것들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을 알게 되기까지 끊임없이 거듭나야 한다는 것, 우리는 지금 이 세계에서 배운 것을 통해서 다음 세계를 선택하게 되므로, 자신의 한계-사회적인 한계든 물질적 한계든 간에-를 극복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또, 치앙의 시공을 초월한 이동 능력은 우리가 추구해야 할 이상을 의미한다고 생각할 때, 치앙이 말한 '천국이란 완전한 존재. 이 세상 어디에도 없다.'는 말은, 우리가 이 세상에 있는 한 이상을 끊임없이 추구해야 한다는 것으로 이해된다. 치앙은 그의 능력으로써 시공을 초월한 존재가 된 것처럼, 우리가 마지막 이상-시공을 초월하는 능력-으로 치앙처럼 된다면, 더 이상 이상은 필요가 없게 된다. 그러나 실제로는 이 세상을 뛰어넘어 다른 차원으로 가거나 신적인 존재가 되는 일은 없으므로, 저자는 우리에게 이상을 계속 추구하고, 이상을 추구하기 위해 계속 노력하는 삶을 제시해 준 것 같다.
우리는 계속 천국의 문을 두드려야 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는 천국의 문을 찾기 위해 어떤 문이던 간에 두드리고 있다. 천국에 다다를 때-죽을 때를 의미할 수도 있고, 초현실적 존재가 되는 순간을 의미할 수도 있다.-까지 우리는 그 행동을 멈출 수 없다. 천국은 이 세상에 없기 때문에, 계속 찾으러 다녀도 찾을 수 없다. 그것을 알면서도 손이 부르트도록 두드리며 문을 찾는 인간들, 이런 곳에서도 삶의 역설적인 면이 느껴진다.
앞에서, 조나단은 갈매기 사회에서 군계일학의 존재라 했다. 내가 생각할 때, 이상을 추구함으로써 그런 존재가 될 수 있었던 것 같다. 우리들, 여기 이 학교의 학생들 하나하나가 조나단 같은 존재였다. 그것은 중학교 시절에 다른 학생들보다 한 차원 높은 이상을 가졌기 때문이었다고 생각된다. 지금은 이전 세계에서 배운 것을 통해 그 다음 세계인 이 곳에 온 것이다. 우리는 여기에서 거듭나야 하면, 그것으로 무엇이 중요한지, 개개인의 이상을 찾고 그것을 위해 노력하여 다음 세계를 선택할 준비를 해야하는 것이다.
조나단은 그런 노력 끝에 치앙과 같은 존재가 되었다. 그는 자신을 쫓아낸 갈매기들을 미워하지 않고, 그들에게 천국을 보여주기 위해 자신이 살던 바닷가로 이동한다. 무리에서 쫓겨난 갈매기들에게 비행술을 가르쳐 주고, 또 자신의 생각들을 종종 이야기해 주었다. 저자의 생각은 여기서도 드러난다. 자유의 의미나, 육체, 사고의 사슬을 끊어 완전한 존재를 추구하는 것 등, 저자의 생각이 이번엔 조나단의 입을 통해 표현된다. 그러나 그의 제자들은 그것을 이해하지 못했다. 조나단은 제자들과 갈매기의 무리에 접근한다. 보수적 원로 갈매기가 통제했지만, 새로운 물결은 보수적 집단의 몇몇 갈매기들의 마음을 움직인다. 조나단은 그들에게 새로운 사실을 가르쳐 준다. 그러던 어느 날, 그가 그의 제자 플레처에게 행한 기적을 보고 놀란 갈매기 떼는 조나단과 플레처를 '악마! 악마!' 하고 소리치면 죽이려 든다. 극단적 무지 때문인가, 보수적 입장 때문인가. 우리 나라가 쇄국정책으로 나라 문을 닫아갈고 서양세력을 무조건 배척하던 것과 같은 것인가. 아니, 그것보다 진실이 통하지 않은 것이 슬프다. 조나단이 진실을 내어놓고 도망쳐 온 것이 서글프다.
그러나 끝이 아니다. 조나단의 가르침을 이해하고 배움을 향한 첫 걸음을 내디딘 플레쳐가 조나단의 뒤를 이어받아 사회에서 쫓겨난 갈매기들을 가르친다. 여기에는 순환적 관계가 있다. 이런 순환적 결과로, 나는 이 다음 이야기를 알 수 있다. 또 다른 갈매기가 플레처의 뒤를 이어 제자들을 가르치고, 갈매기의 무리가 또 다른 세계를 경험할 수 있도록 그들을 깨우치려고 노력할 것이라는 내용이다. 그것은, 보수적이고 무지한 갈매기의 무리가 있는 한

계속될 것이다.
책을 읽고, 이렇게 써 놓으니, 내용이 매우 어려운 것 같다. 저자는 갈매기를 통해, 우리 사회 전반에 대해 이야기할 뿐만 아니라 개개인의 삶의 자세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있다. 그러나 굳이 그 모든 것을 이해할 필요는 없다. 확실한 것은, 꿈을 쫓는 갈매기가 있다는 것이다. 그 사실만 기억하면 된다. 사회적 제약에도, 꿈을 찾아 창공으로 날아오를 수 있는 무한한 자유를 느끼면 된다.
이 책을 읽는 다른 친구들에게 이상을 가지라고 저자 대신 이야기해주고 싶다. 그래서 서로 다른 이상이지만, 같이 발맞추어 나가고 싶다. 책을 읽고 나서 느꼈다, 배우고 익히자. 당연히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서겠지만, 그 전에, 친구들과 함께 한 걸음씩 나아가고 싶기 때문에, 답답한 사회에서 벗어나, 자유스러운, 아직 느껴보지 못한 그런 세계로 같이 가고 싶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