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dium channel and Pain

인간이 인지하는 여러 가지 감각 중 가장 원시적이면서도 생존에 필수 불가결한 감각이 바로 통증을 인지하는 능력이다. 통증 감각은 외부로부터 오는 위험 신호를 인체에 전해 줌으로써 통증을 경감 시키기 위한 여러 행동을 야기하고 결국 신체 기관이 영구히 손상되는 것을 방지한다. 통증 감각의 중요성은 유전적 결함에 의해 선천적으로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환자를 관찰함으로써 쉽게 알 수 있는데, 이런 환자의 경우 외부로부터 또는 신체 내부에서 일어나는 유해한 자극을 느끼지 못해 대부분 어린 나이에 사망하게 된다. 이렇게 생존에 꼭 필요한 통증 지각 능력이지만 많은 경우 원하지 않는 통증 혹은 지나친 통증으로 인해 생활에 지장을 주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많은 질환들이 궁극에는 신체 조직과 기관을 손상시키고 그로 인해 통증을 일으키는데, 질환 그 차제 보다는 통증으로 고통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더 많은 실정이다. 실례로 암환자의 경우 심할 경우 극심한 통증 그 자체로 인해 목숨을 잃기도 한다. 한 연구 보고에 의하면 전세계 인구 5명중 1명이 일생 중 각종 통증으로 생활에 불편함을 겪고 있으며 가장 많은 매출액을 올리는 의약품들 중 상당수가 통증을 경감시키는 약들이다.

통증은 크게 염증성 통증과 신경 통증으로 나눌 수 있는데 각각의 기전은 다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같이 인간 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통증이기 때문에 어떻게 통증을 느끼고 어떻게 하면 통증을 줄이는지에 대한 연구가 오래 전부터 진행되어 왔었다. 현재 가장 널리 쓰이는 통증 치료제는 마약을 기본 성분으로 하는 모르핀과 NSAID로 알려진 비스테로이드성 항 염증성 약물로 크게 나눌 수 있다. 하지만 이들 약품들은 그 효과가 확실하지 않고 중독성, 위궤양 유발 등 원치 않는 부작용 때문에 보다 효과적이고 안전한 진통제 개발이 요원한 실정이다.

통증은 통각을 인식하는 특별한 신경세포 (nociceptor) 에서 인식된다고 알려지고 있는데, 통각 신경 세포에 존재하는 이온 채널들이 외부의 자극을 받아서 신경 신호를 만들므로 통증 신호가 발생하고 전달되어져서 궁극적으로 뇌에서 통각 신호가 인식된다고 알려져 있다. 이러한 통증 신호 전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 중의 하나가 막전압 의존성 나트륨 채널 (Voltage Gated Sodium Channel, VGSC)이다. VGSC은 많은 종류가 있는데, 최근 Nature 최신호에 발표된 논문은 이 중 통각 세포에만 특이적으로 존재한다고 알려진 나트륨 채널 중 하나인 Nav1.8이 통각 신호 중 특히 냉각에 의한 통증을 느끼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함을 보고하고 있다.

모든 인체의 기관은 온도가 떨어지면 단백질의 활성 또한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낮은 온도 하에서는 신체 다른 감각기능의 정확도는 떨어지고 운동 신경도 둔해지지만 통증을 느끼는 감각만은 지장을 받지 않는다. 이러한 현상은 낮은 온도에서도 정상적으로 기능을 하는 냉각 통증을 전달하는 단백질이 있음을 시사한다. 연구를 주도한 존 우드(John Wood, PhD) 박사는 오랫동안 나트륨 채널과 통증의 상관관계에 관해서 연구를 해 왔는데, 온도에 따른 여러가지 VGSC의 활성을 조사하면서 테트라도톡신(TTX)에 저항을 가진 Nav1.8이 낮은 온도에도 불구하고 그 활성이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하였다. Nav1.8은 통각 신경 세포에만 선택적으로 존재하기 때문에 통증 신호를 일으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추정을 해 왔었지만 그 생리적 기능이 무엇인지는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았었다.

연구진은 Nav1.8의 생리적 기능을 보다 정확히 알기 위하여 Nav1.8이 제거된 마우스를 만들어서 낮은 온도하의 냉각 통증에 이 채널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알아 보았다. Nav1.8이 제거된 마우스에서 분리한 신경세포는 영상 10도의 낮은 온도 하에서는 전류를 신경세포에 인위적으로 넣어주어도 활동 전위 (action potential)가 생기지 않음을 발견하였다. 추가로 진행된 행동 관찰 실험에서 연구진은 Nav1.8이 제거된 마우스는 마우스가 딛고 있는 발판의 온도를 0도로 낮추었음에도 불구하고 추위를 느껴 발을 움직이거나 뛰는 등 정상적인 마우스에서 발견되는 행태를 보여주지 않았다. 이와 같은 결과는 Nav1.8이 낮은 온도 하에서 통각 신호 전달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임을 시사한다고 연구진은 말하고 있다.

이번 연구는 냉각 통증의 분자 생물학적 기전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으며 다른 종류의 통증 발현 기전을 연구하는데 있어서 좋은 참고 자료가 될 전망이다.

정보제공 :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해외과학기술동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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