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린대학 물리치료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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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도 수학 문제를 푼다

게시일 2014-04-23 10:29

"왼쪽에 있는 두 개의 숫자를 더한 것과 오른쪽에 있는 한 개의 숫자 중 어느 것이 더 큰가?" 이것은 매우 기본적인 수학 문제다. 이 문제를 푼다고 해서 수학시험을 통과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어린이나 동물의 기본적인 수학 능력을 테스트할 수는 있다. 그런데 숫자와 상징(symbol)을 연관시키도록 훈련시킨 히말라야원숭이(Rhesus macaques)에게 이 문제를 풀어 보게 한 결과, 정답을 맞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결과는 동물의 숨겨진 재능을 밝혀낸 것뿐만이 아니라, 포유류의 뇌가 숫자를 코딩하는 방법을 연구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선행연구에서는 침팬지도 한 자리 숫자의 덧셈을 할 수 있는 것으로 밝혀진 바 있다. 그러나 과학자들은 `(인간이나 원숭이의) 뇌가 숫자를 인식하는 방법`과 `뇌가 덧셈을 하는 방법`을 정확히 이해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이번 연구는 이 두 가지 의문을 해결할 단서를 제공한 것이다.

하버드 의대의 마거릿 리빙스턴 교수(신경생물학)가 이끄는 연구진은 세 마리의 히말라야원숭이를 실험실에서 훈련시켜, 26개의 상징[아라비아 숫자(0~9)와 16개의 문자]을 0부터 25까지의 값(value)과 결부시키도록 만들었다. 그런 다음 두 개의 상징을 제시하고는, 원숭이가 큰 것을 고를 때마다 그에 상응하는 방울 수 만큼의 물, 오렌지주스, 오렌지소다 등을 보상으로 제공했다.

기초훈련을 마친 연구진은, 원숭이가 덧셈을 할 수 있는지를 테스트하는 작업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즉, 연구진은 문제의 난이도를 높여, 원숭이에게 `두 개의 숫자`와 `하나의 숫자`를 제시하고, 둘 중 하나를 선택하게 했다. 4개월의 테스트 끝에, 원숭이는 게임의 원칙을 완벽히 이해했다. `두 개의 숫자`를 더하여 `하나의 숫자`와 비교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원숭이가 모든 가능한 조합(組合)의 수를 단순암기한 것이 아님을 입증하기 위해(이건 진정한 의미의 덧셈이 아니다), 연구진은 기존의 상징(숫자와 문자) 대신 완전히 다른 상징(예: 테트리스와 비슷한 블럭)을 원숭이에게 제시하고, 이상(以上)의 전 실험과정을 반복했다. 그런데 새로운 실험에서도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즉, 원숭이는 바뀐 상징체계에도 굴하지 않고, 기본적인 덧셈 연산을 척척 수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지금까지의 실험결과를 정리하여 4월 21일자 PNAS(온라인판)에 기고했다.

그런데 실험 데이터를 보다 자세히 분석해 본 연구진은, 원숭이가 100% 정확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즉, 원숭이들은 `두 개의 숫자를 더한 값`과 `하나의 숫자값`이 비슷한 경우, `두 개의 숫자를 더한 값`을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밝혀진 것이다. 예컨대 원숭이들은 13을 `8 + 6`보다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심층분석 결과, 이러한 과소평가는 체계적인(systemic)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진이 확인한 원숭이들의 덧셈규칙은 이러했다: "먼저 둘 중에서 큰 숫자값에 주목한 다음, 작은 숫자값의 일부(a fraction)만을 큰 숫자에 합산한다."

원숭이의 체계적 오류는 `포유류의 뇌가 숫자를 처리하는 방법`에 대한 기존의 이론에 배치된다. "원숭이들은 작은 숫자보다 큰 숫자에 더 신경을 쓴다. 그러나 변화된 값은 상징과 내재적으로 연관되어 있지 않다. 만일 더해지는 두 개의 숫자 중에서 큰 값이 8이라면, 원숭이는 그 완전한 가치(full value)를 생각한다. 그러나 8을 그보다 더 큰 수에 더하는 경우, 8의 가치는 저평가된다. 수 표현(number representation)에 관한 기존의 지배적 이론(대수적 부호화: logarithmic encoding)에 의하면, `뇌는 큰 숫자를 항상 체계적으로 저평가한다`고 한다. 그러나 대수적 부호화 이론이 맞다면, 8이 상황에 따라 저평가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리빙스턴은 말했다.

"이번 연구는 대수적 부호화 이론을 부정하는 결론을 내렸다. `인간과 원숭이가 숫자의 값을 측정하는 방법`과, 이것(숫자값 측정)이 덧셈연산에서 수행하는 역할`에 대해서는 보다 심층적인 후속연구가 요망된다. 이는 계산장애(수학에 국한된 학습장애)를 연구하는데 실마리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계산장애 어린이는 종종 덧셈뿐만 아니라 `집단 속에 있는 개체의 수`를 신속히 파악하는 데도 애로를 느낀다. 계산장애 어린이의 사례와 이번 연구결과를 종합해 보면, 숫자값의 측정 능력은 덧셈능력의 핵심인 것으로 보인다"고 이탈리아 플로렌스 대학교의 데이비드 버 교수(심리학)는 논평했다. (버 교수는 이번 연구에 참가하지 않았다.)

"측정능력에는 생존가치(survival value)가 있는 것이 분명하다. 예컨대 당신은 생존을 위해, 당신을 공격하는 사자가 모두 몇 마리인지를 단번에 알아보는 능력을 갖추고 싶어할 것이다. 이제 남은 문제는, 뇌 속에서 측정이 일어나는 메커니즘을 해명하는 모델을 개발하는 것"이라고 버 교수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