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화의 원인을 되돌리는 방법

과학자들이 포유류의 노화의 원인을 되돌릴 수 있음을 발견했다. 이번 연구의 핵심은 세포의 내부에서 핵과 미토콘드리아 사이의 일련의 분자적 의사소통 경로에 기초하고 있다. 이들의 의사소통에 단절이 발생하면 노화가 가속화된다고 한다. 또한 고령의 마우스에서도 인체에서 자연적으로 생성되는 물질을 투여하여 의사 소통을 회복시키면 주요 생물학적 표지자가 젊은 동물과 비슷한 수준으로 회복되었다고 한다. 이들 마우스의 조직에 대한 분석에서도 젊은 마우스와 비슷한 수준의 생물학적 특징들이 나타났다고 한다.

연구를 주도한 하버드 의학대학원 유전학과의 David Sinclair 교수는 “우리가 발견한 노화 경로는 결혼한 커플과 같았다. 신혼 부부들처럼 이들은 젊었을 때에는 서로 의사소통이 잘되었지만 시간이 지나면 오래된 부부처럼 의사 소통이 단절되어 버리게 된다. 문제가 있는 부부들처럼 이 노화 경로는 의사소통을 회복시킴으로써 문제를 풀 수가 있다”고 설명했다. 12월 19일자 ‘Cell’에 발표된 이번 논문은 하버드 의학대학원, 미국립 노화연구소, 호주 뉴사우스웨일즈 대학의 공동 프로젝트로 진행되었다.

세포의 발전소로 흔히 불리는 미토콘드리아는 생물학적 기능을 수행하는데 필요한 화학적 에너지를 생성시킨다. 우리의 세포 내부에 존재하는 이 세포 내 소기관은 자신만의 작은 유전체를 보유하고 있으며 노화의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의 기능 이상이 오랜 시간에 걸쳐서 증가하게 되면 알츠하이머나 당뇨병과 같은 여러 노화 관련 질환들이 점진적으로 진행된다. 과학자들은 노화를 되돌릴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하여 대부분 회의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그 이유는 노화와 관련된 질환은 미토콘드리아 DNA의 돌연변이의 산물이며, 이들 돌연변이를 회복시킬 수 없다는 것이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sirtuins라 불리는 유전자 그룹에 초점을 맞추어서 노화의 근본적 원인에 대한 연구를 진행해 왔다고 한다. 이전 연구들에서 이들 유전자 중 하나인 SIRT1이 포도, 붉은 와인, 특정 견과류에서 발견되는 레스베라트롤(resveratrol)이라는 물질에 의해서 활성화되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이번에 연구팀의 Ana Gomes 박사는 SIRT1 유전자가 제거된 마우스를 연구했다고 한다. 이들 마우스들은 미토콘드리아의 기능 이상을 포함하여 노화의 특징들을 나타내야 했지만 놀랍게도 미토콘드리아 유전체만이 감소했을 뿐 세포의 핵에서 나오는 미토콘드리아 단백질은 정상 수준이었다고 한다. Gomes 박사는 “지금까지의 문헌을 본다면 이것은 아주 의외의 결과였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러한 현상의 원인을 밝히는 연구를 진행하다가 NAD라 불리는 화학물질이 일련의 연쇄반응을 개시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또한 연구팀은 NAD가 세포의 핵 유전체와 미토콘드리아 유전체 사이의 정보 교환과 활성 협조에서 핵심 물질임을 확인했다. 이들 유전체 사이의 협력이 유동적인 상태를 유지할 때에 세포가 건강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고 한다. 이 때에 SIRT1의 역할은 HIF-1이라는 물질이 의사소통을 방해하지 않도록 중간에서 경호원과 같은 일을 하는 것이라고 한다. 또한 이유는 분명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우리가 나이를 먹을수록 NAD의 수치가 감소한다고 한다. NAD가 충분히 공급되지 못하면 SIRT1도 HIF-1을 차단하는 능력을 잃게 된다. HIF-1 수치가 상승하고 유전체 사이의 의사소통이 장기적으로 감소하면 세포가 에너지를 생성하는 능력이 감소하고 노화와 질병의 특징이 나타나게 된다고 한다.

Gomes 박사는 “노화 과정에서 이 특별한 성분의 역할은 지금까지 보고된 적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을 붕괴시키면 미토콘드리아 기능의 빠른 감소가 유발되었다고 한다. 또한 연구팀은 세포에 NAD를 투여했을 때에 이들 붕괴된 협력 네트워크가 회복되어서 의사소통이 신속히 복귀되고 미토콘드리아 가능이 향상되는 것을 확인했다. 따라서 이들 물질을 미토콘드리아에 과도한 돌연변이가 축적되기 전에 투여하면 노화 과정의 상당 부분을 회복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연구팀은 출생하고 2년이 지난 고령의 마우스들에게 NAD 생산 물질을 2주간 투여하고 근육의 인슐린 저항성, 염증, 근육 소실 등을 조사하였다고 한다. 이러한 여러 항목에 대하여 고령의 마우스의 근육 조직은 생후 6개월의 청년기 마우스의 근육 조직과 비슷한 수준이 되었다고 한다. 이들 마우스들의 관계를 사람에 비유한다면 60세의 노인과 20세의 젊은이의 노화 수준이 비슷한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번 연구에서 중요한 사실 중 하나는 HIF-1이 관련되어 있다는 점이다. HIF-1은 유전체 사이의 의사소통을 막는 물질일 뿐만 아니라 인체에서 산소가 고갈되었을 때에 켜지는 물질이라고 한다. 그렇지 않은 조건에서는 HIF-1은 침묵 상태를 유지한다. 그러나 암은 HIF-1을 활성화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때문에 과학자들은 암의 성장에서 HIF-1의 역할을 연구하고 있다. Gomes 박사는 “암에서 켜지는 HIF-1이 노화에서도 켜진다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발견이다. 우리는 암에서 나타내는 생리적 변화를 노화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지도 연구하기 시작했다. 여기서 얻어지는 결과가 노화가 암의 주요 위험인자라는 사실을 설명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Sinclair 교수도 “더 많은 연구를 필요로 하지만 이번 결과는 초기에만 대처하면 노화의 여러 면을 원상복귀시킬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연구팀은 NAD 생산 물질을 마우스에 투여했을 때의 장기적인 결과 및 이들이 어떻게 영향을 주는가를 확인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연구팀은 희귀 미토콘드리아 질환이나 1형 및 2형 당뇨병과 같은 보다 흔한 질환에서도 이들 물질을 안전하게 이용하는 방법도 확인 중이라고 한다. 보다 장기적으로는 이들 물질이 투여된 마우스들이 건강하게 오래 사는지를 시험할 계획이라고 한다.

그림 설명: 1. 연구팀이 제안한 노화 과정 및 NAD의 보호 역할, 2. 세포의 현미경 사진(붉은색이 SIRT1, 파랑색이 염색체)
http://mirian.kisti.re.kr/futuremonitor/view.jsp?record_no=243742&cont_cd=G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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