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기억을 없애는 방법

지난 7월 4일자 Journal of Psychiatric Research’에 하버드 대학과 맥길대학의 연구팀이 심장병 환자의 고혈압 치료제인 교감신경 억제제 프로프라놀롤(propranolol)이 나쁜 기억을 지우는 데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큰 사고나 강간을 당해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PTSD)를 겪고 있는 19명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각각 프로프라놀롤과 위약을 10일 동안 복용하게 하고 10년 전에 있었던 아픈 기억을 떠올리게 한 결과 프로프라놀롤 그룹은 심박동이 빨라지는 등 스트레스의 징후가 훨씬 덜했다고 한다. 한편 뉴욕 대학의 조지프 레두스 박사의 연구팀도 같은 저널에 발표된 다른 연구논문에서 특정한 한 가지 기억을 지우는 약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마우스들에게 두 가지 음악이 들리면 전기충격을 가해 이러한 조건에 적응하도록 훈련시켰다. 이어 이들 마우스 중 절반에만 U0126이라고 불리는 부분적으로 기억을 잃게 하는 약을 두 가지 음악 중 하나가 들릴 때 투여한 결과 그 음악이 나올 때는 몸을 움추리는 동작을 하지 않았다. 이는 약으로 특정 기억만 지울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레두스 박사는 말했다(참조 URL1).

이번에 콜로라도대학의 과학자들이 나쁜 기억을 억제하는데 관여하는 뇌의 영역을 찾아냈다고 ‘Scinece’에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우울증이나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ost traumatic stress disorder: PTSD) 환자들을 치료하는 방법을 찾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연구를 주도한 브렌단 데퓨박사는 “이번 결과는 기억 억제가 전전두엽의 조정 하에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라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PTSD, 혐오증(phobia), 강박 장애(obsessive-compulsive disorder)와 같은 증상으로 고생하는 환자들을 위한 더 나은 치료법의 개발에 도움을 주기를 희망하고 있다.

기억을 억제한다는 개념은 지난 100년간 심리학자들 사이에서 많은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그렇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신경과학자들은 나쁜 기억을 없애고 싶어하는 자원자들의 뇌를 스캔하여 뇌의 기억 활성과 관련된 특별한 패턴을 확인했다고 한다. 스캔 결과 전전두엽(prefrontal cortex)의 특별한 2 영역에서 시각 피질(visual cortex), 해마, 편도체(amygdale)와 같은 뇌의 뒷면을 조절하는 효과가 있음을 확인했다. 뇌의 뒷면에 있는 이들 부위는 시각 회상, 기억 부호화(memory encoding)와 복구, 감정 표현과 같은 일에 관여한다고 한다.

실험을 위하여 연구팀은 16명의 자원자들에게 각각 40쌍의 사진을 제공했다. 이들 사진들은 평상시의 사람의 얼굴과 자동차 사고, 부상당한 군인, 사형 집행용 전기의자와 같이 감정을 상하게 만드는 장면이 한쌍을 이루고 있다. 피실험자들에게 사진 쌍을 기억하게 한 후 다음 단계의 실험이 진행했다. 얼굴 사진을 보여주면서 피실험자들에게 두 가지의 상반된 요구를 번갈아 했다. 얼굴 사진과 쌍을 이루는 거북한 이미지에서 대해 생각하거나 생각하지 말라고 요구했다. 이들의 뇌를 스캔한 결과 생각하지 말라는 말을 들은 피실험자의 경우 전전두엽 피질의 활동이 저하되었다. 반대로 거북한 이미지를 떠올리도록 고무된 피실험자의 같은 부위가 활성화되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잊기로 마음먹고 반복적으로 훈련하면 기억 억압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며, 강박증 및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환자의 치료에 새로운 계기를 마련하게 될 것이라고 과학자들은 자평했다.

또한 연구팀은 감정기억의 억제하는데 각각 다른 시간에 작동하는 2종의 신경 기작이 있음을 확인했다. 첫번째는 시각 피질(visual cortex)과 시상과 같은 기억제시에서 감각 요소를 담당하는 영역에 작용하는 우측 하전두이랑(inferior frontal gyrus)에서의 초기 저해이고, 두번째는 해마와 편도체와 같은 기억 제시에서 다중(multimodal) 및 감정적인 요소를 담당하는 영역에 작용하는 우측 내측전두이랑(medial frontal gyrus)이다. 이 두 부위는 모두 전두극(fronto-polar) 부위의 영향을 받는다(참조 URL2).

정보제공 :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해외과학기술동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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